top of page

  우리 어제 잤어? 그렇게 물어 보면 사이에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석민을 심드렁하게 보던 걔가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 지는 것이었다. 아. 아... 씨발. 잤네. 맞네. 이석민도 얼굴이 빨개져서는 한동안 그렇게 정적이 흐르다가, 김민규가 입을 열었다. 아, 아냐. 그건 아닌데... 그런 말이 더 수상스러웠다. 그게 아니면 네 얼굴이 왜 그렇게 벌겋게 익어. 석민은 두 손으로 뜨거운 얼굴을 덮었다. 아이씨, 내 첫 경험. 중얼거리며 울먹거리면, 민규가 슬그머니 와서 앞에 무릎 꿇고 앉았다. 미안. 첫 경험이었냐? 아니. 그 말이 더 어이없었다. 넌 첫 경험 아냐?! 그렇게 되물으면 민규가 잠시 망설이다가, "사실 키스는 해본 적이 있어서..." 하며 눈치를 보는 것이다. 

  석민은 그대로 가방을 쥐고 그곳을 튈까 생각했다. 근데 자길 바라보는 저 파마머리 울망울망해 보이는 강아지 눈. 약간 동정심이 들기도 하는데. 진짜 도망가?

Yes!

​도망간다.

No!

​도망가지 않는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