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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민은 자는 척을 했다. 그저 누가 나올 지 몰라 이불만 코 끝까지 올려 눈을 감았다. 그나저나 얼핏 본 느낌에 자취하는 집 같은데, 주방이랑 방이랑 따로 있네. 잘 사는 앤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문을 여는 소리와 인기척이 들렸다. 얘 아직도 자나? 그 목소리가 낯 익었다. ...김민규? 기억이 맞다면 필름이 끊기기 전 자신의 옆에 앉아 주량 조절하라며 조잘거리던 걔였다. 아니. 걔라고? 잠시 실눈을 떠 그를 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안 자는데 왜 자는 척 해. 다시 이불을 덮을까 하다가 그게 더 쪽팔릴 것 같아서. 벌떡 일어나 앉자, 석민은 곧 자신이 새로운 옷을 입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품이 큰 것이... 분명 쟤 옷 같은데. 멀대같이 큰 김민규가 가는 눈으로 쳐다 보고 있었다. 뭐해. 아침 안 먹어?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왜 옷을 갈아 입힌 거지? 괜히 허리도 아픈 거 같은데. 뭔가 이상한데... 석민은 민규를 쳐다 보았다. 어젯밤에 대해서 물어 봐야 할까? 이석민은 입을 열었다.

Yes!

우리 어제 잤어?

​물어본다.

No!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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